마을서예(2022.11.15.화.오전 10시 ~12시)

오랜만에 붓글씨 쓰러 산마루로 출근, 약간 쌀쌀해져서 미리 바닥 난방을 틀어놓으려 조금 일찍 나섰으니 내가 제 1로 도착할 줄 알았더니....
부지런한 진희쌤이 먼저 와서 난방 틀고 청소를 시작했다.
어찌나 깔끔하고 태도도 분명하고 매사 분별이 있으신지 함께 하기에 든든한 언니다.
나도 함께 거들어 청소기 밀고 진희쌤은 화장실 두 개, 출입구까지 깨끗하게 비질을 해서 아주 산뜻한 교실이 되었다. 나는 내 집은 열심히 청소하지만 밖에 나오면 그렇게까지 깔끔 떨지 않으려 애쓴다. 왜냐면 맨날 나만 청소하고 나만 설거지하고는 다른 사람들은 왜 안 하는지 불만이 생기기 때문....
오늘은 코로나로 두 분 결석, 연극 연출하시느라 한 분 결석, 일거리 들어와서 한 분 결석, 무릎 수술로 한 분 결석, 그래서 출석은 나 포함 세 명!
오랜만에 만나면 꼭 있는 일, 서로 나눠야할 야그가 너무 많다는 것, 그러다보니 글씨 쓰랴 얘기하랴 정신이 왔다갔다, 글씨는 엉망진창이 된다는 것.....
상까지 타고 나니 글씨가 이상해지면 이제 부끄러워진다.
해서 두번째 글씨는 정신을 집중해서 썼더니 쪼꼼 봐줄만 했다.
주변에 코로나 확진자가 생기고 군 전체적으로도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보니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것이 좀 꺼려졌지만 오랜만에 만났으니 가깝고 사람 적은 곳으로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메뉴는 판교면에 있는 '도토리 들깨칼국수'!
요즘 날씨에 딱 맞게 따끈하고 쫄깃하고 양도 적당, 반찬도 깔끔....
그렇게 맛있게 점심을 먹고 집으로 왔는데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홍배가 하는 말, 내가 늘 내 차에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이므로 앞으로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라는 것.....
혹여 사고가 났을 경우 매우 심각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며 지금은 다 선한 사람들이지만 사고 후 태도가 어떻게 돌변할지 알 수 없고 모든 책임을 나 혼자 떠안게 될 수 있다는 것....
그런 일이 생기면 본인은 금전적으로든 사건해결이든 절대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런 말을 듣는 동안 나는, 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그리고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당겨와서 이리도 호들갑을 떠느냐고, 그런 일이 생기면 내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고래고래 큰소리로 되받아쳤는데....
그 후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고란 늘 예고없이, 내 실수 아니라도 일어나는 것이어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