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2024.07.10.수. 어젯밤 내내
번개와 천둥은 기본, 하늘에서 물을 부어대듯이 비가 내렸다.
번갯불로 놀라서 심장이 벌렁벌렁, 빗소리가 시끄러워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이런 비는 처음이라 혹시 뒷산이 무너져 우리 집을 덮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렇게 온밤을 보내고 새벽에 잠에 들었는데 아래층에서 계속 삑삑 소리가 나는 바람에 홍배를 깨우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더니....
그 소리는 정수기에서 나는 것이었고 수돗물 양이 수해로 적어지는 바람에 생긴 것...
그런데 문제는 다른데 있었다.
세상에나 천정에서 물이 새어 나와 소파에 떨어져 가죽소파, 그 위에 방석, 소파커버는 물론이고 방바닥까지 물이 벙벙한 것이 아닌가!
어머나, 어머나 정신없이 물을 닦아내고 뒷정리를 했다.

지난 수요일엔 개수대에서 물난리가 나더니 오늘 수요일엔 거실 바닥에 물난리가 난 것...
뭔 일이다냐 ㅜㅜ
한번 물을 만난 나무바닥재는 퉁퉁 불어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제 모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말릴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 이 한여름에 난방을 틀고 제습기를 돌리고 선풍기도 돌리고...
겨우 천들은 말랐는데 가죽 속은 어떨지 몰라 따로 분리해서 제습기를 돌려놓았다.

쏭사모 동아리 방에서는 간밤에 별일 없냐는 안부를 묻고 군내 도로가 침수되어 이동이 원활치 않겠다는 말에 오늘은 하루 쉬기로...
집밖으로 나가 보니 사방으로 토사가 밀려와 집이 엉망이었다.
홍배와 함께 물 부어서 깨끗하게 청소하고...
오후에 날씨가 선선하여 마을 밖으로 나가봤더니 산이 무너지고 논둑이 무너지고 도로에 토사가 밀러와 쌓이고 논 속으로 토사가 밀려들어가 모가 다 덮여 있고....
농부들 마음이 말이 아닐 듯....


비에 쓸려온 쓰레기라도 주으려고 집으로 가서 쓰레기봉투 가지고 나와 쓰레기 줍깅....
집에 와서는 홍배 운동하는 사이 갑자기 천정 도배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혼자서 의자 놓고 도배 벗겨내기 시작...
면적이 적어서 금방 끝날 줄 알았더니 그것도 일이라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뜯어낸 도배지도 많고 뒷정리도 만만찮았다.

그렇게 긴 하루를 보내고 저녁밥 먹은 시간은 저녁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