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년이 온다/한강 장편소설/창비 출판

soonhee 2025. 1. 1. 14:50

2014년 5월 초판 1쇄
2024년 11월 초판 174쇄
두께 215쪽

이 책이 광주항쟁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말을 듣고는 읽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들어온 이야기와 영화로도 충분히 고통스럽고 화가 나고 울분이 일어 나의 일상이 일그러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4년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타고 수없이 언급되는 책이다 보니 그녀의 문장이 궁금하여 참을 수 없었다.

역시나 그들의 폭력이 너무나 참혹하고 리얼하여 읽어가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살아남은 자들의 삶 또한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이었다.
동호어머니, 동호의 형들, 은숙과 선주, 진수와 영재, 택시기사...
다시는 그 이전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슬프고 고통스러운 현실....

그랬는데도 그런 끔찍한 일들은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 무섭다.
인간 속에 들어있는 악과 욕망은 끝없이 태어나서 자라고 커져가고만 있다는 사실 말이다.

한강 작가의 에필로그는 가슴을 울렸다.
그 현장에 가서 그날의 모습이 영상처럼 떠오를 때까지 앉아있었다는 이야기...
그날의 여러 자료들을 읽고 사진들을 본 후에 그 잔인한 군인들이 꿈에 나타나 쫓기는 악몽에 시달렸다는 이야기....

여리디 여린 몸과 마음으로 그 폭력을 마주하며 견디고서 마침내 소설로 완성해 낸 작가의 인내에 존경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