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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책 빌린 책 내 책 - 윤택수 산문집/ 디오네 출판

2016년 10월 초판 1쇄
두께 : 296쪽

작가 윤택수는 지금 세상에 없다.
그는 41년 동안 살다가 흙으로 돌아갔다.
나는 그의 책을 김서령 책에서 만났다.
작가는 시집 한 권, 산문집 한 권, 장편소설 한 권 분량의 글을 남겨놓고 떠났다.
뒤에 남은 사람들이 그의 글을 모아모아 책을 냈다고 한다.
해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편집자가 쓴 서문에 나오는 일화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다.
뒤에 추천의 글을 쓴 김서령 작가는 '그에게 열광하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제 그녀도 세상에 없다.

나는 아직도 수필과 산문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그저 이 책이 윤택수의 산문을 모아 엮은 것이라 하니, '아~이런 류의 글을 산문이라 하는구나' 짐작할 뿐....
그의 글은 아주 쉽다.
그의 고향은 내가 태어나고 중학교 때까지 살았던 우리동네랑 거의 똑같은 환경이었다.
가난한 정도도 비슷하고
노는 놀이도 비슷하고
동네 분위기도 비슷하고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도 비슷하고
학교 풍경도 비슷하고
등하교 풍경도 비슷하고
또래들끼리 알력도 비슷하고
마치 나의 어린시절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같은 흐뭇함....
한 가지 다른 것은 우리동네에는 머리카락 사러오는 방물장수는 없었다는 것....내가 좀 나중에 태어난 듯....

그런데 어떻게 그리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나는 전북 고창군 공음면, 작가는 충남 유성과 공주의 경계 어디쯤) 놀이도 똑같고 오는 장사들도 똑같고 농사법도 똑같고 아이들 싸우는 것까지, 엄마들 싸우는 것까지 다 똑같은 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왜냐면 그때는 tv도 없고 라디오도 흔하지 않은 때여서 정보가 쉽게 퍼지지 않았을 텐데....

작가는 책을 너무 읽고 싶어서 책을 도둑질 했다고 했다. 집이 가난하여 책 살 돈은 없고 책은 너무 읽고 싶고.....
마치 장발장이 너무 배고파서 빵을 훔쳤듯이....조금 늦게 태어났더라면 지금처럼 도서관이 지천에 널려 있고 도서관마다 읽을 책으로 넘쳐나는 지금 같은 시절에....
살기에 너무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