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부터 자기 시작해서 아침 9시쯤 일어났으니 잠을 잘 잤다는 것. 연일 무리하게 걸은 탓에 다리가 조금 뻣뻣했지만 일어나 활동하면 금세 괜찮아진다.
아침으로 나는 어제 사 온 빵과 치즈, 구운 달걀, 두유, 커피를 먹었고 홍배는 늘 먹던 대로 뼈국물에 햇반 하나....
점심으로는 컵라면에 빵과 커피....
간식으로는 커피와 과자, 엿....
나는 종일 밥을 먹지 못했다, 엉엉....
내장산 입구에 그 많은 식당 있는데도 음식이 맛이 없다며 나까지 못 먹게 하는 이홍배는 물러가라, 물러가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세상에 쾌적한 잠자리 제공해 주지, 볼거리 사방군데 만들어놨지, 걷는 길도 여러 군데 만들어놨지, 국립공원 안으로 무료로 차도 끌고 들어가게 해 주지....
이렇게 많은 혜택 받으면서 돈 한 푼 안 쓰고 가면 나쁜 사람이지, 양심 없는 거지... 그래서 내가 마지막에 돈을 왕창 써 버렸다. 아이고 속 시원해!
맨 처음 걷기 코스는 내장호 한 바퀴 돌기.... 걷기 좋게 길 잘 다듬어져 있고 길 주변은 온통 초록 단풍나무들....
걷는 내내 행복하여라!
두 번째 걷기 코스는 내장산수목원....
저번에 발견하지 못한 길을 만났는데 바로 '솔티생태마을'로 이어지는 숲길이 었다. 정말 아름다웠다!
세 번째 걷기 코스는 조각공원....
여러 개의 전시 조각 작품들을 보며 햇빛 속을 걷는 기분도 역시나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코스는 내장산으로 들어가는 길....
생태공원에서부터 차 없이 자전거길 따라 걸어가는 길에도 역시나 온통 단풍나무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모든 나무들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주 조그만 꽃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바람 따라 흔들리는데 그것이 꽃인 줄 알고 봐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어 안타까웠다. 꽃 주위에 벌들이 없는 걸 보면 아마도 바람이 꽃가루를 날라다 주는 게 아닐까 싶었다.
황사가 심한 날이어서였을까, 가을 단풍 때 몰려들었던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 사람이 없었다. 차도 적고 사람도 적고 너무 한산하여 평소 사람들 때문에 걸어보지 못했던 차도 옆으로 걸었더니 세상에나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었구나!
잠시 정읍으로 이사올까 하고 둘이서 이야기를 해봤다. 여기서 살면 사계절 내내 이 좋은 풍경을 누리며 살지 않을까 하는 흐뭇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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