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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일

마을서예 (2022.11.22.화.오전 10시 ~12시)

어젯밤 늦게까지 드라마 보느라 잠이 모자란 나는 아침에 실눈을 떠가며 시계를 보다가 더 누워 있으면 안될 데드라인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오전 9시 30분, 제일 먼저 입안을 헹구고 생들기름을 찻숟가락으로 한 스푼 먹고 늘 먹는 알약 네 개를 빈속에 먹고 커피 포트에 물을 붓고 끓이는 동안 볶은 커피콩을 갈았다.
그리고 커피를 내린 후 보온병에 담고 사과 세 개를 먹기 좋게 깎아 접시에 담고 쟁반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가 눈꼽을 뗀 후 머리를 빗고 나와 옷을 갈아 입은 후 정확히 10시에 쟁반을 들고 산마루로 출발!

두 분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들이 다 출석한 날, 모두들 반가워 인사나누고 코로나 후유증은 없는지, 김장은 했는지, 전세 내놓은 집은 어떻게 되었는지, 남자분들 노래동아리에 들어올 의사는 있는지, 제주도에 수학여행 갔던 딸래미는 반응이 어땠는지....
내가 가져간 간식을 먹으며 끝이 없는 수다를 떨었다.
해서 오늘은 붓글씨는 엉망이 되었고 겨우 한 장 쓰고 수업이 끝났다.

모두 점심을 밖에서 먹을 수 있다하여 서천읍내로 나갔다.
빗방울이 마악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런 날씨에는 따끈한 국물이 땡기는 법, 떡국을 먹기로 하고 찾아간 식당엔 사람들로 가득차서 차가운 밖에서 서성이며 대기해야했다. 이 식당은 떡국 전문이라기보다 칼국수 전문이어서 서천장날인데다 날씨도 그렇고하여 칼국수 먹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던 것....

겨우 자리가 나서 앉기는 했지만 일곱 명이 붙어앉을 자리는 없어서 결국 다른 테이블에 떨어져 앉았고 밥을 다 먹고 나서도 다른 볼 일이 있는 사람들 때문에 바로 마을로 돌아왔다.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또 돌아오는 차 안에서 홍배가 조언했던 말을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모두들 당연한 말이라며 남의 차를 탈 때는 암묵적으로 그런 각오는 해야하는 거 아니냐며 잘 받아들이셨다.

모처럼 비가 내리고 바깥이 어두우니 기분도 몸도 차분히 가라앉으며 조용하게 혼자 있는 지금을 좀 길게 누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