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해가 떠 있었다, 기분 up!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걷기에 나섰다.
수철마을에서 동강마을로 가는 길은 첫발부터 오르막이었고 산길로 들어가기 전까지 내내 시멘트 바닥이었다.
땀이 비 오듯 내려왔다.

가을 산행은 꽃빛깔이 선명한 야생화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쑥부쟁이, 구절초, 꽃향유, 이고들빼기, 산국, 용담까지...







산길로 접어들자 좁아서 정겨운 오솔길이 시작되었다.
해발고도가 높은 곳이라 제법 단풍이 들었다.



어제 둘레길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오늘 또 만났다.
아저씨들 두 분이서 다니는 팀은 벌써 세 번째 마주친 거라 어찌나 반갑던지 한참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점심은 산 정상에서 조촐하게....

하늘이 구름으로 가득 차 주변이 흐리멍덩했다.
하지만 전망대에서는 천왕봉도 보이고 웅석봉도 보이고 산청 들녘과 추모공원도 훤히 내려다 보였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다 반가운 다섯 가족팀을 또 만났다.
젊은 맘빠와 초등학생 세 명이 함께 다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금방 알아보았다.
월요일인데 오늘도 걷는 걸 보고 물었더니 가을방학을 했단다.
초등학생들이 어떻게 그 긴 길을 걷고 있는지 정말 기특하고 함께 하는 가족의 모습이 보기에 흐뭇했다.

상사폭포 내려가는 길에 뱀을 두 마리나 만났다.
바위가 많은 곳이라, 어휴 오싹해 ㅜㅜ


우리의 오늘 걸음은 추모공원에서 끝났다.
추모공원 앞 커다란 저수지는 방곡댐이라고 했다.
그곳에 주차해 둔 내 차를 타고 수철마을로 돌아오니 아까 산에서 만났던 다섯 가족팀이 우리 캠핑카 근처에 도착해 있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우연이....
너무 반갑고 궁금하여 가까이 다가가 한참을 이야기했다.
충남 아산에서 왔다는 그들은 아이들이 대안학교를 다니는데 가을방학을 이용해 둘레길을 걷기로 했고 1코스부터 오늘 5코스까지 5일째 걷고 있단다.
점심은 숙소에서 싸와서 산에서 먹고 내일까지 걸을 예정이라고...
정말 대단한 가족이었다, 짝짝짝
우리는 차에서 씻은 후 내 차를 몰고 산청읍내로 나갔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빨래방에서 빨래도 하고 저녁도 먹고...
먹는 곳 찾느라 좀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엔 모두 해피!

다시 수철마을로 돌아와 드라마 보며 차분한 저녁을 맞았다.
오늘도
잘 걸었고
행복한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