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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이야기

立春, 그리고 그 후 (2023.02.04.토 ~02.06.월)

입춘을 기점으로 추웠던 날씨가 확 봄으로 돌아서면서 내 몸도 함께 풀려 드디어 방콕에서 벗어났다.

立春은 저 하늘에서 봄이 시작되는 절기이다. 그러니 우리가 밟고 사는 땅에까지 그 봄이 오려면 좀 시간이 걸리는 법이어서 입춘이 지나서도 여전히 추위는 물러가지 않는 법인데 올해는 웬일인지 입춘부터 따뜻하니 좋다.

해서 기운차게 일어나 뒷산을 가비얍게 걸었고 그러고도 기운이 남아 늦은 밤까지 쌩쌩하게 깨어있었다.

그리고 토요일, 된장과 간장 둘 다 항아리에서 꺼내 갈무리를 했다.
된장은 너무 오래 항아리에 담겨 있으니 겉부분이 딱딱하게 마르고 색도 거무스름해져서 볼품이 없어졌다. 해서 딱딱한 부분을 모두 걷어내 다라이에 담고 간장을 섞어 되직하게 치댄 후 김치통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모두 넣었다.

간장 또한 몇 년째 땡볕에 노출되어 있으니 수분이 많이 증발되어 농도가 진해지면서 항아리 아래에 소금결정이 쌓이고 간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해서 빈 병을 준비해 간장을 모두 옮기고 소금결정은 말려 빻아서 양념으로 쓸  생각이다.

월요일 오늘은, 홍배를 졸라 빨래줄을 옮기고 함께그린바다 프로젝트 중 하나인 '우리집 주변 청소' 줍깅을 했다.
함께그린연구소에서 나눠준 흰비닐과 집게를 들고 동네 주도로를 따라 걸으며 쓰레기를 주웠는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쓰레기봉투가 무거워져 다 채워진 그것을 들고 다시 집까지 오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다.
쓰레기는 주로 플라스틱, 캔, 막걸리병이었는데 주변에 공사하러 온 일꾼들이 새참으로 먹고 그냥 놔두고 간 것들이거나 지나가는 주민들이 버린 것들이 대부분....

줍깅을 끝내고 이번에는 빈손으로 다음 줍깅 장소를 물색할 겸 논두렁 옆길을 걸었는데 그 길엔 주로 농사용 비닐이 많이 보였다. 아마도 커다란 빨간 비닐봉투를 들고 가야 다 담을 수 있을 듯...
그리고 너무 눈살이 찡그려지는 광경이 하나 있었는데, 마을 입구에 크고 멋지게 집을 짓고 집 주변을 살뜰하게 꾸미고 가꾸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세상에나 집에서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다 집에서 나오는 온갖 쓰레기를 다 태웠는지 다 타지 않고 남은 캔이며 비닐재를 그대로 하천으로 쓸어버린 게 아닌가!
제 집안은 밥도 줏어먹을 수 있게 깨끗하게 해놓고 바로 대문 밖 하천에다 그렇게 함부로 태운 쓰레기 잔해를 밀어넣는 심보는 대체 뭐란 말인가!
에잇, 몹쓸 인간들 같으니라고.....
안과 밖이 이렇게 달라서야,  쯧쯧쯧

어제부터 보기 시작한 드라마 '사랑의 이해', 너무 심각해, 우울해....
그리고 주말드라마 '일타스캔들' , 재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