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오는 봄, 요새는 그것도 너무 짧아 아까워 죽겠고만....
바람 불어 못 나가, 미세먼지 많아 못 나가, 꽃가루 때문에 못 나가, 너무 더워 못 나가... 그러니 이것저것 가리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보내버릴 판이네!
그러면 안 되지, 겨울 내내 기다려온 봄인데...
해서 황사경보가 떴는데도 걷기로 했다.
4인방 중 한 명은 안면도 튤립축제 간다 하여 빠지고 나머지 셋이서 오후 1시에 만나 식당 '소문난 집'에서 점심 먹고 봉다리커피 한 잔씩 마시고 요새 절정을 보여주고 있는 겹벚꽃길 차로 도는 것까진 순조로웠는데.... 문제는 겹벚꽃길 끝에서 만난 임도에서 시작되었다. 나무가 이 임도가 심동 임도랑 연결이 되어있다 했고 우리는 차 두 대를 임도 양 끝에 세워두고 걷기로 한 것....
먼저 나무 차를 겹벚꽃길 끝에 세워두고 내 차로 이동하여 내 차는 월봉기도원 쪽에 세웠다. 산속은 연초록잎들로 가득 차서 벌써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나와 나무는 취나물을 뜯으며 걸었고 윤중쌤은 나무 가지치기 해주며 걸었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숲에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 좋다!
아, 행복하다!
그러다가 세 갈래 길을 만났고 그중 하나가 겹벚꽃길과 만나야 하는데 우리 셋 중 누구도 어느 길인지 알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선택은 하나, 다시 온 길로 되돌아가는 것....
새로운 길 탐색에 대한 도전은 도루묵이 되고 말았네, 아쉽다!
돌아오는 길, 쌤이 준비해 온 삶은 집달걀로 허기도 달래고 다리도 쉬고 하다가 가져간 톱을 어디에서 놓쳤는지 잃어버리고 없었다, 허 참!
차를 타고 돌아오다가, 나무가 생각났다며 저 길로 가면 아까 차 세워둔 곳으로 가게 된다고 하길래 다시 차를 돌려 그 동네와 연결된 임도로 들어섰는데....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가도 가도 우리가 알아볼 만한 지형지물이 나타나지 않아 기억이 가물가물한 나무 말만 듣고 선택한 길 따라 쭈욱 갔더니, 세상에나 심동리가 나오는 게 아닌가! 돌고 돌아 제 자리로 다시 온 것!
임도 드라이브는 처음일세!
저녁 먹고 헤어지자 해서 나무집 근처 식당에서 '알밥' 먹었는데, 산행 후라 그랬는지 배도 안고팠는데 밥이 엄청 맛있었다.
오늘 함께 한 친구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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