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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이야기

영화 두 편/ 봉선저수지 둘레길 자전거 라이딩 (2023.09.04.월)

집앞 텃밭 부추꽃

라디오 듣다 알게 된 영화,
'Love affair'
녹색평론 읽다가 알게 된 영화,
'위대한 작은 농장(Biggest small fame)'

두 영화 모두 만족스러웠다.
러브 어페어는 프랑스  영화인데 늘 그렇듯 우리의 사고방식과는 많이 다르고 그런 사고와 문화가 난 좋다.

위대한 작은 농장은 미국 영화인데 역시 큰 나라답게 스케일이 컸다.
자연과 생태, 다양성, 조화, 먹이피라미드와 같은 키워드가 생각나고 무엇보다 돈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것!
만약 그런 농사가 지속적이고 생산적이라면 인간세상은 매우 희망적일 것이라는 기대....

오후에는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사고 후 두 번째로....
무동력 자전거를 타고 싶었는데 뒷바퀴가 빵꾸나서 퍼져 있으니 홍배 없는 지금은 할 수 없이 다시 전기자전거를 탈 수밖에....
약간 겁도 났지만 평평한 길로 가면 되니까....

어제 읍내 가는 자전거길로 갔다가 풀이 무성하게 점령하고 있어서 몹시 기분 나빴으므로 오늘은 찻길을 따라 한 바퀴 돌고 와야지 하고 북산리 넘어가다가 시초면을 만나고 바로 노선 변경, 그래 오랜만에 봉선저수지 둘레길로 가보자!

둘레길 입구부터 땅이 빗물에 파여 길이 험하고 데크 위에는 이끼가 잔뜩 끼여 지나가면 부러지는 건 아닌지 몹시 겁이 났다, 하필 더워서 헬멧도 안 쓰고 나왔으니....
나무가 부러져 저수지에 빠지면 헤엄도 못 치는데 누가 구해줄 사람도 없고 그냥 혼자서 죽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왜 여기로 왔을까 후회하다가, 여기서 죽을 운명이면 하는 수 없지 하고 바로 생각을 바꿨더니 마음이 편해졌다.

입구만 그러고는 다른 곳들은 다 양호!
그렇게 순조롭게 가고 있는데 갑자기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육교 모양의 나무데크가 나타났다. 언젠가 만들었다는 '생태다리'가 바로 여기 있었구나!

어찌나 높고 길던지 고소공포증 없는 나인데도 지나는 동안 가슴이 콩닥콩닥 했다. 다리를 건너보니 벽오리 무인판매대로 이어졌고 둘레길 전체 길이를 반 정도로 줄여주는 것 같았다. 사실 전체 한 바퀴를 걸어서 돌기에는 좀 먼 거리였는데 걷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장치겠다.
그래도 그렇지, 꼭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커다랗게 구조물을 설치해야만 했을까! 물 위에서 출렁거리는 간단한 부교를 설치해도 되었을 것을....

물 위에는 마름풀이 세력을 넓혀가며 수면을 잠식해가고 있었다. 더 퍼지면 물속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과 풍경을 즐기며 무사히 라이딩을 마치고 집에 도착, 해가 져도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9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