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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일

여우네 도서관 제 14회 문화제 (2022.11.12.토. 오전 11시~오후 2시)

여독인지 집에서 자서 그런지 밖에서 잘 때와 달리 또 다시 늦게 일어나졌다.
여행 할 때는 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는데 그런 습관이 집에 오자마자 없어지는 걸 보면 집은 참 편안한 곳임에 틀림 없다.

여우네 문화제 하는 날, 오전 11시에 인형극 단원들과 만나기로 하여 빈속으로 집을 나섰다.
도서관에 도착해보니 여느 문화제 때 하고는 분위기가 영 달랐다.
사람도 없고 준비하는 사람들도 그때서야 준비물들을 내어놓고 주차장도 널널하고....
그 덕에 환전을 아주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었는데, 여우네 축제장에서는 먹거리를 살 때 돈을 사용하지 않고 구멍뚫린 엽전을 사용해야 하므로 미리 엽전을 사놔야 먹을 것을 살 수 있기 때문....
그리고 난 집에 있는 동전을 몽땅 쓸어와서 사람들이 없을 때 여유롭게 바꿔야 해서 아주 기회가 좋았다. 동전 몽땅 주고 받은 엽전은 모두 19개, 엽전 1개는 500원!

마침 애숙쌤도 일찍 와 있길래 함께 일손도 돕고 오랜만에 토토도 만나고 판교 본가로 내려온 열혈 청년이 직접 농사 지은 고구마를 가져와 군고구마 장사를 시작하는 것도 구경하고....

문화제 시작은 오랜만에 마을 어르신들이 참여해 중창으로 노래를 두 곡 부르고, 이어서 여우네 운영진들이 제작하고 직접 배우가 되어 연기하는 인형극 공연이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보자기를 이용해 다함께 놀아보기를 했는데 어린이들이 없어서 뻣뻣한 어른들만으로는 제대로된 재미를 창출하기 어려웠다고 나중에 진행자쌤이 토로했다. 사실 우리는 그 보자기놀이를 어떻게 하는지 직접 보려고 온 것이었는데 약간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자유시간 시작!
일회용 용기를 일체 쓰지 않는 문화제 원칙에 따라 용기를 사서 쓰는 것도 기분 좋고 음식들도 매우 저렴해서 누구나 적은 돈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떡볶이, 김치전, 배추전, 어묵탕, 가래떡구이, 원두커피, 군고구마....
난 아점으로 이것저것 배불리 먹고 떡국떡 네 개 사서 나누고 여우네를 나섰다.

먼저 미용실 들러 컷트하고 원장님께 군고구마 드시라고 드렸다. 다음 다이소 들르고 태풍 문구 들르고 세탁소에서 모시옷 찾고 마트 들러 장봐서 컴 백 홈!
아이고 대다 대.....

집에 있으면 뭔 할 일이 그리 많은지 밥도 못먹고 늦게까지 집안일하다 배고파 죽기 전에서야 제대로된 밥을 먹었다.
괜히 창고 속 정리하기
의자 분해한 후 껍데기 빨기
머리염색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