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에 사는 시니어들로 구성된 극단 '장항선' 에서 새로 만든 연극을 무대에 올린 날!
대본을 만든 사람과 개인적 친분도 있고 연출을 맡은 사람은 우리동네 주민이면서 서예 학우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지역 예술과 문화를 숭상하고 사랑하여 거의 모든 공연과 축제 및 전시회를 빠트리지 않고 찾아다니는 나의 열정으로 저녁밥 일찍 먹고 홍배와 함께 서천문화원을 찾았다.
마침 1층 전시실에서는 광목천에다 예쁜 그림을 그리거나 수놓아 만든 생활재들이 전시되어 있어 실컷 눈호강을 했다.
그리고 공연장 2층으로 갔더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입구에서는 운영진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는데....
아, 글쎄 공짜로 보여주는 연극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 가득한데 거기에 경품 추첨권까지 나눠주는 게 아닌가! 표를 받는 순간 이미 경품에 당첨된 것같은 기쁨을 느꼈다. 그 섬세한 배려는 아마도 운영진들이 모두 여자들인 것에서 나온 발랄한 아이디어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봤다.
또 하나 깜짝 놀랄 일이 있었는데, 공연장의 객석이 계단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내가 자주 들락거리던 시절에는 의자가 평지에 놓여 있어서 공연 관람 때 매우 불편했었는데 어느새 이런 리모델링을 했는지 아주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잘했어, 서천군!
막이 오르고 수수하게 분장한 남여 배우들이 그 동안 연습한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다소 대사가 늦게 나오기도 하고 좀 어색해하는 모습도 보여졌지만.....
평생 땅에서만 생활하셨을 습관을 벗어나 높은 무대에 올라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조명 받으며, 대사와 몸짓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어디 가능한 일이겠는가?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연극단에 스스로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가 이미 그 생에 빅뱅이 일어났을 것이니 그 시작부터 참 대단한 일을 이미 해내신 것이리라...
해서 그 다음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어색한 시간을 보내고, 점점 익숙해지고, 대본를 읽고, 외우고, 동선을 맞춰보고 하는 모든 과정이 이미 아름다운 무대였지 않았겠는가!
그러니 본 공연이 조금 만족스럽지 못했다한들 그 무슨 대수이겠는가!
무조건 그들의 무대에 박수를 보낸다.
무조건 그들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런 무대를 보여주심에 무조건 박수와 존경을 보낸다.
연극 한 편 만드시느라 애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물론 이런 기획을 한 운영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므로 그들 모두에게 고마움과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극이 끝나고 경품 뽑기 시간.....
번호가 불려지고 당첨된 사람의 환호가 공연장을 축제장으로 바꾸어 놨고 당첨되지 않은 사람들까지 즐겁게 만드는 마술이 벌어졌다.
경품도 아주 소박하게 양을 엄청 많이 준비해서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 경품 당첨운이 거의 없는 내게까지 당첨이 되었으니....
아주 기분좋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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