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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모순/양귀자 장편소설/도서출판 쓰다

1998년 6월 1판 발행
2013년 4월 2판 발행
2024년 7월 2판 119쇄

1998년에 쓰인 소설이지만 전개가 아주 재밌다.
4월 1일 만우절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가
4월 1일 만우절에 함께 결혼하게 되면서 그녀들의 삶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그들 자녀들의 삶도 결정짓는....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 있었다.
-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 해질 녘에는 절대 낯선 길에서 헤매면 안 돼. 그러다 하늘 저켠에서부터 푸른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거든...

- 당신이 접시를 가져오라고, 그것도 쟁반에  담아오라고 말했을 때, 갑자기 무언가가 내 몸을 쇠사슬로 칭칭 동여매는 것 같았어.
안방 벽들이  나를 가두는 감옥 같았고, 달려온 당신은 나를 가두는 간수 같았어.
그 절망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 누구나 다 똑같이 살 필요는 없는 거야. 그것은 바보들이 하는 짓이지....

-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소소한 불행과 싸우는 일보다는 거대한 불행 앞에서 차라리 무릎을 꿇어버리는 것이 훨씬 견디기 쉬운 법...

-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상처는 상처로밖에 위로할 수 없다.

- 사랑이란 붉은  신호등이다.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하는, 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보장하는....

-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
사랑은 거짓말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무엇이다.

- 세상의  숨겨진 비밀들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평생 똑같은 식단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식이요법 환자의 불행과 같은 것일 수 있다.

- 인생은 짧다. 그러나 삶 속의 온갖 괴로움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

- 사랑조차도 넘쳐버리면 차라리 모자란 것보다 못한 일이다.

- 우리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모순투성이..
이론상의 진실과 마음속 진실은 늘 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세상사는 모순으로 짜여있으며 그 모순을 이해할 때  조금 더 삶의 본질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