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 밖으로 나오고 있다.
오늘은 여우네도서관 운영위원 회의가 있는 날, 오랜만에 참석이었다.
늘 한 곳에서 늘 새로운 시도를 해가며 지역과 마을과 학교와 아이들을 위해 한결같이 활동하고 노력하는 그녀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회의가 끝나고 장항으로 나와 함께 밥 먹고 차 마시며 여자들의 수다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그들은 또 도서관에 들어가야할 시간이라기에 서둘러 헤어졌다.
니는 군산으로 넘어가 치과에 들러 스케일링 하고
의료원 들러 유방암 검사랑(초음파) 산부인과(초음파)진료를 보고
안경점 들러 안경 손 좀 보고
안경점 바로 옆에 새로 미용실이 생겼길래 머리도 자르고...
설 명절 전에 해야할 일들을 완벽하게 해치운 후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왔다.
그리고 집에 와서 간식 먹고 티비를 보는데 어찌나 피곤하던지 씻지도 않고 불편하게 잠을 잤다.
저녁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에 다시 일어나 밥도 먹고 씻고 산부인과에서 권해준 호르몬제를 복용한 후 다시 잠들었는데.....
새벽 3시 즈음 갑자기 뱃속이 메스꺼워지면서 심한 경련이 일어나서는 한바탕 소동을 벌여야만 했다. 이런 격렬한 토사곽란은 아주 오랜만이어서 나도 놀라고 곤하게 자다 깬 홍배는 더욱 놀라 어쩔 줄을 모르고 허둥댔다. 다행히 이번엔 길게 가지 않고 바로 잦아들었는데 온몸이 사시나무 떨 듯 떨리고 이빨이 따닥따닥 소리날 만큼 부딪히며 너무 추워서 견디기가 힘들었다.
마침 홍배가 팥주머니 두 개를 생각해내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준 덕에 하나는 배에 두르고 다른 하나는 목에 두르고 전기매트 온도를 올리고 하는 응급처치에 떨림이 잦아들었다.
마치 회오리 광풍이 휘몰아치고 지나간 뒤의 고요가 찾아들었다.
이런 일이 있고나면 다음날 하루는 환자가 되어 홍배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게 되고 나도 맘껏 환자놀이를 즐기게 된다.
그러나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무서운 광란이다.....
해서 나는 그 핑계로 설 명절을 시댁에 가지 않고 혼자 지냈다.
홍배는 여러 이유를 들어 꼭 가야한다고 꼬셔댔지만 나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그래서 혼자 캠핑카를 타고 하동에 갔다. 실은 작년 설날에 돌아가신 시어머니 첫 제사가 있는 날인데....
설 하루 전날 가서 제사 모시고 다음날 차례 지내고 오는 거였는데 문제는 우리가 잘 집이 없어진 것, 엄마 쓰시던 집이 없어졌으니....
큰집이랑 셋째 형님집이 있기는 하나 명절이다보니 그집에도 다 자식들이 오는지라 우리가 끼어자기가 마땅치 않아 홍배는 캠핑카에서 자자고 했지만 한 겨울에 차에서 자는 것이 내키지 않아 난 가지 않겠다 했다.
어머니 살아계시는 동안 잘 했으면 됐지 돌아가시고 제사 모시는 것은 자식들끼리 해도 되지 않느냐는 게 내 생각이므로....
해서 1박2일 동안 나홀로 무한한 자유를 누리며 지내고 있다.
우리 가족 네 명 모두 다른 곳에서....
홍배는 하동에서
나는 서천에서
겨레는 대전에서
나라는 수원에서
모두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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