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을 맡길 때부터 기분은 가라앉아 있었다.
정확히 나도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어젯밤 인형극단 단톡에서 연유하지 않았나 싶다.
인형극 연습 장소가 미곡창고로 옮겨지고 첫날인데, 도시락을 각자 준비하자고 하는 것이었다.
공공장소이다 보니 점심을 먹을 장소가 있을 리 없고, 실내에서 음식을 먹도록 허락하지 않을 게 뻔한 데도, 내가 그러지 말자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극구 본인이 모두의 김밥을 준비하겠다는 고집을 부리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식당이 주변에 널려 있고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고도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을 텐데도 상황에 따라 결정을 번복하는 것이, 생각을 바꾸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그 답답함에 그 고지식에 정말 화가 나는 것이었다.
그런 기분이었는데 무대 설치를 하면서 또 황당한 발언을 하는 것이다, 무대 상판을 새로운 것 말고 예전 것을 그대로 쓰겠다는 것! 다른 사람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저 혼자 생각만으로 결정 끝.... 와아 빡치네!
그리고 여전히 계속되는 속도전....
한번 설치하면 오래 그대로 두고 써야 하니까 천천히 꼼꼼하게 해 놓으면 좋으련만 대충대충 빨리빨리....
인형도 함부로 쓸어 담아서 옷이 다 구겨지는데 그런 것은 신경을 안 쓰는 게 난 또 이해가 안 됨.
날개는 필요도 없는데 설치해 놓고...
기분이 틀어지니 연습할 의욕도 없고 대사도 기억나지 않고 소품도 언제 무엇이 나가야 하는지, 누가 내놓아야 하는지 좀 천천히 상의하면서 하면 좋을 것을....
저 혼자 잘한다고 극이 완성될 리 없다는 걸 알 텐데도....
이렇게 두 번 해보면 뭐 하나, 진전이 없는 것을....
그리고 점심시간....
내내 추운 실내에 있어서 따뜻한 음료도 필요하고 장소를 옮겨 포만감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딱딱한 김밥에 차가운 요구르트....
김밥은 집에 가져가서 먹어도 될 텐데 가져온 성의를 봐서 그 자리에서 꾸역꾸역 먹어야 한다네...
밥이 딱딱해서 씹히지도 않는 김밥 네 개를 먹고 났는데, 기분이 나빠져서 도저히 끝까지 있을 수 없어 먼저 나와버렸다.
아~~~ 이런 일은 처음이야.
아마 그녀는 이런 기분이 들 때가 자주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내가 기분이 좋고 계속 행복했다면 나와 정반대의 성향을 갖은 그녀는 자주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그러니 나도 참고 넘어가야지, 그만두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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